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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면접 (알고리즘 채용, 공정성, 거부권 입법)

호풍이 2026. 5. 7. 13:12

취업 준비를 해본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면접을 마치고 나왔는데 "뭘 더 잘해야 했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못 내리는 상황.

저도 청년 취업지원 현장에서 그런 청년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AI 면접에서 떨어진 뒤 막막해하던 청년들의 표정이 아직도 선합니다. AI 면접은 지금 채용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그만큼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ai 면접관이 청년을 면접하는 모습

 

1. AI 면접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거르는가

AI 면접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AI 역량검사이고, 다른 하나는 AI 면접입니다.

AI 역량검사란 주로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며, 응시자의 무의식적 행동 패턴을 분석해 직무 적합도를 수치화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게 아니라, 반응 속도와 실수 회복 패턴, 의사결정 성향 같은 비언어적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저는 처음 이 방식을 접했을 때 "이게 정말 그 사람을 보는 건가?" 싶었습니다. 게임 점수 하나로 직무 역량을 판단한다는 발상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AI 면접은 소통 역량 평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얼굴 표정에서 감정 상태를 추론하는 감정 인식 기술이 사용되는데, 감정 인식이란 표정·눈 움직임·미세 근육 변화 등을 분석해 응시자의 심리 상태를 수치로 변환하는 기술입니다. 여기에 더해 목소리 톤, 말의 속도, 발화 중 멈춤 패턴, 사용 언어까지 분석합니다.

이를 토대로 친화성, 성실성, 신뢰도 같은 지표를 점수화해 당락에 반영하거나 채용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2017년부터 국내에 도입된 이 방식은 생각보다 빠르게 퍼졌습니다. 한 정부 부처 설문조사에 따르면 252개 대형 기업 중 약 16%인 40곳이 AI 면접을 도입했고, 공공기관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40여 곳이 채용 절차에 AI 면접을 활용했습니다.

AI 면접에서 평가되는 주요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감정 인식: 표정과 미세 근육 변화 분석
  • 음성 분석: 목소리 톤, 발화 속도, 멈춤 패턴
  • 언어 분석: 사용 단어, 문장 구조, 논리성
  • 행동 패턴 분석: 반응 속도, 실수 회복 시간, 의사결정 방향

 

2. 채용공정성 논란, 알고리즘은 누구 편인가

문제는 이 평가 기준이 응시자에게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떤 데이터로 학습했는지, 어떤 알고리즘으로 점수를 매기는지, 구직자는 알 방법이 없습니다.

알고리즘이란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컴퓨터가 따르는 논리적 명령 체계인데, 이 알고리즘이 어떤 편향을 내포하고 있는지 외부에서는 검증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한 채용 플랫폼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873명 중 71.9%가 AI 면접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응답이 52.1%를 차지했습니다.

준비 방법을 모른다는 것, 이게 단순한 정보 부족 문제만은 아닙니다. 평가 기준 자체가 불투명하니 준비할 방향도 없는 겁니다.

공정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이 질문이 결국 남습니다. 편향성이란 AI가 학습한 데이터에 특정 집단에 불리한 패턴이 포함되어 있을 때, 그 편향이 결과에 그대로 반영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발음이 불분명한 장애인, 표정 근육이 경직된 분들이 AI 면접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진보네트워크센터가 AI 면접 도입 공공기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법원은 AI 면접 공급업체가 제공한 설명 자료, 수집한 개인정보 관련 문서, 직무 적합성 평가 기준 문서 등을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평가 기준의 투명성을 요구한 판결이었습니다.

 

 

3. 두 청년의 정반대 이야기, AI 면접의 강점과 한계

저는 취업지원 현장에서 두 청년의 이야기를 같은 날 들었습니다.

한 청년은 AI 면접에서 탈락한 후 무엇을 고쳐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스스로는 자기소개도 잘 했고, 답변도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리즘에 걸러졌다는 통보만 받은 겁니다. 피드백도, 기준도 없으니 다음을 준비할 방법이 없다는 막막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바로 옆에 있던 다른 청년은 정반대의 말을 했습니다. 대면 면접에서 면접관이 "결혼 계획이 있느냐", "부모님 직업이 무엇이냐" 같은 사적인 질문을 던졌다는 겁니다.

그 청년은 차라리 AI 면접이 더 공정했다고 했습니다. 사람의 편견보다는 기준이 일관된 알고리즘이 낫다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이 두 이야기를 들으면서, AI 면접이라는 도구를 두고 평가가 이렇게나 갈릴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AI 면접에 분명한 강점이 있다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도 그 부분은 인정합니다. 면접관의 사적 편견이 개입하지 않고, 채용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된다는 점은 분명히 장점입니다.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면접 환경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AI 면접이 사전 연습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면접이란 자리는 단순히 정답을 고르는 시험이 아닙니다. 사람의 태도, 말의 결, 맥락에 따라 즉흥적으로 오가는 질문과 답변 속에서 보이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직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그 감각을 AI가 대신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솔직히 회의적입니다.

 

 

4. 거부권과 보조도구, AI 면접의 자리는 어디인가

이런 흐름 속에서 국회에서는 채용절차 공정화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핵심은 구직자가 AI 면접을 원하지 않을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고 대체 면접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AI 채용 시 기술의 편향성과 불완전성으로 인한 차별을 방지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저는 이 거부권 입법 논의가 진전되기를 바랍니다. AI는 보조 도구로 활용하되,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한다는 원칙이 제도적으로 자리 잡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일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청년 취업지원을 해온 입장에서 보면, AI 면접 시대는 또 다른 과제를 안깁니다. 청년이 AI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 무엇이 부족했는지 함께 분석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평가 기준이 공개되지 않으니 그조차도 어렵습니다. 청년 자립지원 사업이 AI 면접 대비까지 떠안게 된 셈입니다.

 

 

그렇기에 거부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평가 기준의 투명성이라고 봅니다. AI가 무엇을 보고 떨어뜨렸는지 청년이 알 수 있어야, 다음을 준비할 수 있고 사회복지 현장도 그 곁에서 도울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이나 채용 컨설팅 조언이 아닙니다. AI 면접을 준비 중인 분이라면 현재 어떤 평가 항목이 있는지 확인하고, 거부권 입법 동향도 함께 살펴두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 출처: 고용노동부

참고: 출처: 진보네트워크센터

참고: 파이낸셜뉴스 원문